미국의 금융잡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스 알파 매거진이 2015년 헤지펀드 매니저 상위 25명의 연봉을 발표했다. 이들이 받은 연봉 합계가 129억4000만달러라고 한다. 1위는 17억달러를 받은 르네상스테크놀러지의 제임스 사이먼(James Simons)이다. 제임스 사이먼스는 원래 수학자다. 미국 수학회가 주는 베블렌상(기하학 부문)을 받기도 했고 하버드대와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캠퍼스의 수학교수이기도 했다. 그가 1982년 뉴욕의 롱아일랜드에 헤지펀드 르네상스테크놀러지를 만들었다. 르네상스테크놀러지는 수리 모델을 이용한 퀀트펀드다.
남아메리카에 아르헨티나가 있다. 아르헨티나 하면, 마라도나와 메시로 대표되는 축구와 함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마돈나가 부른 노래 ‘Don’t cry for me, Argentina(아르헨티나여, 날 위해 울지 말아요)’가 떠오른다. 이 노래는 원래 1976년 줄리 코빙턴에 의해 뮤지컬 ‘에비타(Evita)’의 주제곡으로 레코드됐다. 하지만 이보다 1997년 마돈나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 ‘에비타’를 통해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졌다. 이 노래의 멜로디나 가사는 아마도 라디오 같은 매체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법하다. ‘에비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은행은 인간의 삶과 떨어져 생각하기 힘든 곳이다. 외국 생활을 오래한 내가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휴대전화 개통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했던 일이 바로 은행에 간 것이다.전 세계 어디든 은행은 이제 저금을 하거나 대출만 하는 곳이 아니다. 보험이나 투자상품까지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지난 3월 15일 은행에 들러야 할 일이 있었다. 이날은 ISA라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한국에서 시작한 날이라고 한다. 은행 일을 모두 처리하자, 은행원으로부터 ISA계좌를 만들라는 권유
최근 출산휴가와 관련된 실증연구를 발표하는 경제학 교수들의 세미나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세미나 자리에 참석한 교수 중 필자는 유일한 여성이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출산휴가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다. 여성이자 엄마이긴 하지만 출산휴가에 대한 질문에 필자는 “네? 아…” 정도 외에 즉시 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사실 필자는 월스트리트에 일하는 많은 여성이 그렇듯 출산휴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출산 3주 전까지 출장을 위해 비행기를 탔고, 출산 후에도 출산휴가를 쓰지 않고 일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대신 남편이 8개월쯤 ‘배우자 출산휴
1990년대 중후반에 필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스스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기술)의 한 분야인 인공지능회로망의 알고리즘과 관련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잠깐 소개하면 이 알고리즘의 일부를 바꾼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주식 중 다음 분기 수익이 좋을 것 같은 주식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월스트리트 취업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이 논문 말고는 보여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대학원을 다니다 만난 미국인 친구 한 명이 과학적 투자(Scientific In
“시장은 당신이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을 때보다 더 오랫동안 비이성적일 수 있다.” 2016년 1월 초부터 벌어지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의 상황을 보고 있자면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한 이 말이 떠오른다. 1월 셋째 주, 국제유가는 1배럴당 30달러대가 깨지며 2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셋째 주 목요일, WTI(서부텍사스 중질유)는 1배럴당 26달러까지 내려갔다. 다음 날인 금요일 32달러대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사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국제유가는 100달러대를 유지했다. 국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올렸다. 이로 인해 한국 내 투자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부진까지 겹치며 2016년 한국 금융시장은 어느 해보다 비관적 전망이 강한 상황이다. 하지만 비관적으로만 한국 경제를 해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상당한 해가 2016년으로 보인다.먼저 미국 경제를 보자. 미국 경제는 2015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장밋빛이었을 만큼 좋았다. 대규모 부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2016년 미국 경제는 대체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의 이익 때문이다. 비금융산업 기업의 순이익률이
금융산업과 관련해 2015년 대중에게 친숙하게 떠오른 말 하나가 있다. ‘핀테크(Fintech)’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말이다. 영국의 유명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에 의하면, 2013년 불과 4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핀테크 관련 펀딩이 2014년에는120억달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또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2014년 연간 리포트를 통해 “실리콘밸리가 온다”라며 월스트리트에 경고를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 지금 월스트리트에는 너드(nerd)로
투자·금융시장에 몸담고 있는 필자는 한 가지 원칙을 갖고 있다. 사적인 모임에서는 투자 등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개인들의 투자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해 필자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언은 크게 두 가지다. 그런데 이 두 조언이 사실은 뻔한 것일 수 있다. 이 두 내용을 보면 이렇다. 첫째는 ‘현재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주식은 웬만하면 보유하지 말라’는 것이다. 소속된 회사의 주식을
월스트리트의 거대한 투자은행(IB)에는 다양한 직종에서 많은 직원이 일하고 있다. 그런데 이 다양하고 많은 투자은행 직원 중 트레이더의 수는 상당히 적다. 투자은행에는 여러 종류의 직책들이 있다. 이 중 흔히 세일즈(sales)라 불리는 직책이 있다. 다른 산업에서처럼 말 그대로 ‘영업’을 하는 직책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개인 고객을 상대로 휴대폰이나 자동차 같은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의 상대는 주로 대형 투자자인 기관이다. 기관 고객들을 상대로 주식이나 채권 또는 다른 금융상품들을 사고팔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월스트리트(Wall Street)를 향한 대중의 분노다. 비록 강한 조직력이 없어 오래 지속되지 못했지만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사회 운동까지 등장했었다. 미국의 젊은 세대가 세계 금융의 심장부로 몰려들어 텐트를 치고, 피켓을 들며 소리 높여 월스트리트의 부도덕함을 비난한 것이다.‘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운동에 참여한 청년들은 언론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슴없이 월스트리트를 비판했다. 이들은 수백조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발생시
지난 8월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4.4% 평가절하는 세계 통화전쟁 촉발을 떠올리게 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9월 9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월드이코노미포럼(WEF)에서 “지난 8월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통화전쟁 의도에서 한 게 아니다”라며 “적정한 수준의 위안화 가치 유지를 위함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리커창 총리의 말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평가절하가 불러올 통화전쟁 우려를 잠재우기가 쉽지 않다.‘통화전쟁’은 모든 국가가 자국 화폐 가치를 경쟁하듯 떨어트리는 것이다. 무역 상대국의 통화(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면,
전 세계에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열풍이 불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붐이 일었을 때도 지금만큼은 아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의 지원이 상당한 한국 역시 스타트업 열풍에서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훌륭한 창업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정부가 특혜를 줬고 몇몇 탈법적인 일도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어찌됐든 세계적인 대기업들을 만들어 낸 한국 창업가들의 정신은 분명 대단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 낸 한국 창업가들의 활동에 대해, 사실 세계 기업·경제사에서조차 무시하고 넘기지 않을
올여름 한국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단연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일이다. 필자의 눈에 이 사건을 보는 한국인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첫째 글로벌화된 금융시장의 질서가 한국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해외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언제든 한국 기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기업 오너, 경영자 입장에선 이들이 자신들의 경영권 행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시각을 넓혀 한국인의 반응을 보면
‘SCI 300지수’는 중국의 블루칩 회사들을 모은 것이다. 중국 대부분의 주가지수처럼 이 지수 역시 2014년 6월부터 상승을 거듭하며 지난 6월 12일 최고치(5178포인트)를 경신했다. 월가의 많은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 동안 고속 상승을 계속하는 중국 시장을 설명하기 위해 애를 먹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년 동안 시장친화적인 소식이 간간이 있기는 했지만 이보다 더 강한 인상을 심고 있는 ‘중국의 성장이 느려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너무 많이 확인되고 있다.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현재 엄청난 규모의 부채로 유지되고 있다. 또
한국은 물론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다.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최소한 현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이 같은 각국 중앙은행들에 공통의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언제 올리느냐이다. 미국 경제는 최근 1~2년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했다. 때문에 2008년 이후 지속됐던 ‘유동성 확장 정책을 접을 때’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와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준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한국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가장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병역 문제 때문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선진국에서는 국적 포기의 가장 흔한 이유가 한국과는 다르다. 세금 때문에 국적을 바꾸는 이가 많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선진국에서 국민이 세금을 피할 수 있는 건 ‘죽거나, 국적을 포기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얘기된다.특히 종합과세(Global Taxation)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 세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미국인은 사는 곳이나 돈을 버는 곳에 관계없이 과세 신고를 해야 한다. 또
어느 산업에서건 최근 흔하게 거론되는 주제 중 하나가 빅데이터다.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 월스트리트도 예외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하이 프리퀀시 데이터(High Frequency Data·1000분의 1초 단위의 자료)’라 불리는 트레이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저장·관리·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 특히 일부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는 하이 프리퀀시 데이터를 활용한 거래로 막대한 트레이딩 수익을 내고 있다.하이 프리퀀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최근 월스트리트의 변화는, 관련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지 못한 감독기관과
지난 4월 3일은 부활절 직전 금요일을 뜻하는 ‘굿 프라이데이’였다. 미국 금융 시장은 오전에만 장이 열렸고, 유럽 상당수 국가는 쉬었다. 시장이 쉬었거나 일찍 닫았다고 해서 월스트리트와 유럽 주요 금융 시장 트레이더들이 무작정 쉬기는 힘들다. 이날은 매월 첫 금요일 오전이면 발표되는 미국의 ‘Non-Farm Payroll(비농업 부문 미국 임금 산업계 종사자 통계) 지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Non-Farm Payroll 지수는 월스트리트 투자가는 물론, 세계의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지표 중 하나다.미국의 Non-Fa
결혼식과 장례식 같은 경조사는 세계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조사는 서양인의 경조사와 다른 점이 확실히 많다. 일단 한국의 경조사는 아주 가까운 가족, 친척, 친지만을 위한 건 아니다. 경조사를 찾는 손님의 수가 서양과 비교해 참 많다. 또 경조사를 찾는 모든 이들이 (돈이 든) 봉투를 들고 온다.이 같은 이유로 종종 한국의 경조사를 두고 논란이 불거져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흔한 논란이라고 하면, 아마 경조사를 핑계로 뇌물성 (돈) 봉투를 건네는 일일 것이다. 물론 경조사 때 건네는 돈봉투 같은 노골적 방법이 아니